데이터 분석가로서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통계기법과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차량 내 미세먼지, 휘발성물질, 이산화탄소와 같은 여러 공기질을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흡연 여부를 탐지하는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은 쏘카와 피플카와 같은 공유차 회사에 전달되어 흡연으로 인한 고객 불만을 감소시키고 흡연 고객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3학년 우연히 듣게 된 데이터 마이닝 수업에서 아마존이나 월마트가 고객의 구매이력을 분석해서 상품을 추천해 매출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온라인 상에서 활동하는 모든 행위가 데이터로 어딘가에 남겨지고 누군가는 이것을 분석해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그런 일련의 행위가 매우 멋지고 가치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해 관련 학과의 수업도 들으면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데이터 마이닝 수업을 진행하셨던 교수님과 상담 끝에 석사 과정을 밟게 되었습니다. 지능 정보시스템 연구실에서 학생들이 매주 세미나를 통해 자신의 연구 주제와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정리해서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기본적으로 분석가는 데이터를 다루고 표현할 줄 아는 역량이 중요한데, 예를 들어 SQL이나 R/Python과 같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Tableau나 Spotfire와 같은 시각화 툴을 활용해 목적에 맞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의 사실을 여러 각도에서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누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해석과 쓰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차원에서 하나의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추가적으로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다면 당장 기술부터 익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통계 분석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사례를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융, 의료, 바이오, 제조업 등 많은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도메인을 바탕으로 자신의 꿈과 역량을 펼칠 것인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자격증보다는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석·박사 학위나 공모전 수상 활동 등이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블로그를 하나씩 갖고 있다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매우 좋겠습니다.

저희는 모 그룹사에서 데이터 부문이 분사해 만들어진 스타트업입니다. 세분화된 직급 체계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분석이나 개발팀 구성원은 전부 연구원으로 통일해서 호칭을 단순화해서 사용하고 있고 그 위로 팀장, 이사, 대표가 있습니다. 그 외 경영지원이나 마케팅,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전부 메니저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데이터 분석 직군은 기업 내 분석 기반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거나 고객 서비스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므로 다른 직업 대비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다른 대기업 대비 연봉은 낮지만 스톡옵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회사의 성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영상을 보고, 쇼핑하고, 맛집을 찾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많은 일들을 비대면으로 처리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발자취는 로그로 남겨집니다. 누군가는 그 로그를 활용해 우리가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모델을 고도화할 것입니다. 그런 일들은 모두 데이터 분석가가 해야 할 일들입니다.
2022년 말 오픈AI사의 샘 올트먼은 챗GPT라고 하는 생성형 AI 로봇을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공개했습니다. AI가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 예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데이터 분석가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많고 분석가의 영역을 AI가 대신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알고리즘을 활용한 모델은 정확도는 높을지언정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몇몇 현장의 직원들은 왜 그런 의사결정을 모델이 내린 건지 의구심을 갖고 설명을 요구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매우 곤혹스럽습니다. 알파고가 두는 수를 인간이 이해하기 어렵듯 복잡한 확률 모형으로 만들어진 AI모델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난한 설득의 과정과 인식의 개선이 여전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국의 세일즈포스가 인수한 ‘Tableau’라고 하는 시각화 솔루션이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창업자들이 Tableau를 활용한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기업에서 수기로 작성하고 있던 분석 보고서를 자동화해주고 기업 내 주요 지표를 대시보드 화면으로 구성해 공유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솔루션 판매, 분석 컨설팅, 교육 사업 등을 통해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바탕으로 한 실무 지식을 엮어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도 있고, 그렇게 쌓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누군가를 교육할 수 있는 실무 전문 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숫자와 통계를 다루는 분야이다 보니 아무래도 꼼꼼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술의 트렌드가 상당히 빠르다 보니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현장의 데이터는 우리가 그동안 만나왔던 잘 정제된 데이터와는 거리가 멉니다. 중구난방으로 뒤섞여 있는 데이터를 정제하는데도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고 그걸 또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창의성과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기도 하고요.
수많은 숫자 그리고 그래프들과 씨름하느라 조금은 삶이 고될 수 있겠으나 분석은 여전히 보물 찾기와도 같은 매우 흥미로운 분야이며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니 망설이지 말고 자신의 꿈을 향해 부단히 달려가라고 이야기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