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상급학교 진학이나 장래 직업을 결정할 때에 부모님, 학교 선생님 그리고 또래 친구들에게서 진로정보와 조언을 듣는 것은 적절한 진로준비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부 청소년들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 진로정보 탐색을 주도적으로 하기 보다는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너무 의존하거나, 친구가 선택한 진로의 영향을 받아 정작 본인이 스스로 진로준비를 실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의 진로준비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 가운데 일부 청소년들은 미래 직업세계 변화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걱정으로 현재 할 수 있는 진로준비에 충실하지 못하거나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속에서 성적 올리기 위한 공부에만 몰두하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대한 설계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진로준비 태도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사회는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일들이 창출되고, 기존 일의 방식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기존 직업들의 현재 모습을 보고 진로를 선택하기 보다는 기존 직업들의 미래 모습과 새로운 직업들을 탐색하고 진로준비를 해나가야 합니다.

여러 기관과 연구자들에 따르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공통적인 역량에는 문제 해결력, 대인관계 능력, 높은 수준의 인지능력,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 등이 있으며, 미디어 역량, 가상협력 역량, 디지털 역량 등은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환경에 참여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들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들은 별도의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정, 학교 및 지역사회에서의 배움과 생활 속에서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길러야 합니다.

기존의 진로준비는 유망한 직업을 알아보고, 이 직업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기관의 입학시험, 국가고시 또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현재는 꿈 찾기,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진로선택, 진로체험 등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진로준비가 다소 변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청소년기에 심리검사를 통해 적합 직업을 알아보고 이 직업을 준비하기 위한 대학 학과 입시, 국가고사나 자격증 시험 등을 준비하는 진로준비 방식은 변화가 없습니다. 즉 청소년기의 진로선택과 일회성 대입 합격이나 취업 채용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가 변하면 직업세계와 대학 전공학과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며, 한 개 직업이나 전공학과 공부만으로 원하는 직업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사회의 변화를 고려할 때 진로준비는 일생동안 계속 해야 할 것이며, 진로준비 시 생애 진로개발 역량(자아이해와 사회적 역량 개발, 일과 직업세계 이해, 진로탐색, 진로디자인과 준비)을 키우고, 진로목표를 위한 학습을 청년과 성인이 되어서도 연계해 나갈 수 있도록 학습역량(학습에 대한 관심, 태도, 스킬 등)을 키우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존의 직업 분야에 진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직업(일)을 만들고자 하는 진취적인 정신을 갖고 도전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로교육은 학생에게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바탕으로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설계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하여 진로수업, 진로심리검사, 진로상담, 진로정보 제공, 진로체험, 취업지원 등을 제공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진로진학상담 선생님이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활동 시간, ‘진로와 직업’(중·고) 선택교과 시간 등을 통해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학교에서는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일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가 운영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설계하고, 진로진학상담 선생님에게 진로상담을 받으며 진로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마련되었습니다.
또한 커리어넷을 통해 다양한 직업·학교·학과정보를 검색하고, 진로심리검사와 온라인 진로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하이파이브(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포털), 어디가(대입정보 포털), 워크넷 등을 통해 궁금한 진로정보를 언제든지 무료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진로교육법의 제정으로 초·중등학교 및 대학의 진로교육,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진로교육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진로교육 지원 제도와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한 탐색·설계에 관심을 갖고 주도적인 진로개발역량이 향상된 점이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교육과정 속의 모든 교과들이 학생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에서 진로교육과 다른 교과 교육이 연계되고 함께 강조되어야 합니다. 즉 진로교육이 중요하다고 다른 교과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진로교육이 어느 정도 실시되다가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치중하는 것도 진로교육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고 학생들 중에서도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직업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으며, 특성화고 학생들 중에서도 전공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진로를 모색하지만 변경이 어려워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학교 단계에서 좀 더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깊이 파악하고 실질적인 진로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학생 개개인에 대한 심층적인 진로교육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대학에서도 전공학과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단계에서도 학생 개인 맞춤형 진로교육을 세심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 사회 변화를 고려하면 기계/로봇 공학자, 소프트웨어개발자, 정보보안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등 자연과학·공학 분야 직업들과 관련 전공들(예: 전기·정보공학, 기계공학, 산업공학, 컴퓨터공학 등)을 추천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직업과 전공들은 중학생 조카의 흥미와 적성에 부합하면 추천하고 부합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소질과 적성, 희망하는 진로가 다르기 때문에, 대학 전공이나 직업을 추천할 때는 미래 사회 변화와 함께 학생 개인의 흥미와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적합한 전공이나 직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직업이나 전공에 흥미와 적성이 있다면 그 분야로 진로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렇더라도 앞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직업(일)이 생겨나고 기존 직무와 근무여건이 변화될 것으로 관련 분야의 직업 또는 산업에 접목되는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미래 사회는 수험생 감소, 평균수명 연장 등이 심화됨에 따라 전공과 직업 모두 계속적인 학습과 경력개발의 기회로서의 의미가 강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관심 전공을 잘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갖춘 대학을 선택하고 학습과 경력개발을 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있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전공이나 직업 탐색뿐만 아니라 좋은 배움과 경력개발의 기회가 있는 대학과 직장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