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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분야

(연극공연) 공연장의 보이지 않는 지휘자, 하우스 매니저로 일해요

예술의 전당
양우제 하우스 매니저

양우제 씨는 예술의전당 공연사업부에서 하우스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하우스 매니저란 공연장에서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무대감독과 소통하며, 관객점유공간(Front of House)의 안전과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지휘자’라 불리기도 한다.

하우스 매니저는 이런 일들을 해요

양우제 씨는 현재 공연기획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공연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상영이 올려지는 공연을 관리, 감독하기도 한다. 
또 이전에는 하우스 매니저로 관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을 했다.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바로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또한 티켓 확인에서부터 좌석 안내, 식음료 상태 관리, 감독 등 관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제 씨는 우연한 계기로 일을 시작했다. 
청소년기 때부터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대학 때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하며 호텔에서 일할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예술의전당에 하우스 매니저로 취업을 하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사랑했어요

우제 씨는 학창시절 음악을 듣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처음엔 팝을 좋아하다가 그 다음엔 락, 재즈, 마지막으로 클래식까지 들었다. 
음악을 듣는 것에도 단계가 있었다. 
우제 씨 위에 형과 누나가 있었는데 둘 다 음악을 좋아해서 그도 그 영향을 받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팝을 좋아했는데 어느 날 형이 한 재즈 곡을 매일매일 들었다. 
같은 곡을 40~50번 듣는데 정말 지겨웠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그러자 그 이하 수준의 음악은 싫어지며 음악을 듣는 수준도 점차 높아졌다.

이렇게 음악을 좋아하던 그는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고, 최소한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정도로만 했다.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특히 언어와 관련된 과목들을 좋아했다. 
외국 아티스트들의 곡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독일어 등을 열심히 공부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음악 공부를 위해 언어 공부도 자연스럽게 한 셈이다.

또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매 주말마다 음악다방에 가고는 했다. 
가서 하루 종일 신청곡을 내고 음악을 듣는 것이 행복이었다.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제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라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선생님들이 미리 직업세계에 대해서도 알려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공부, 공부만 하다 보니 어렸을 때 미래 진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대학 입학 후에도 전공을 살려 그냥 호텔에 취업에 월급을 받고 CD를 사며 평범히 살고자 했지 딱히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어머니는 그가 공무원이나 대기업 등 안정적 직장에서 월급을 받는 일을 하길 바라셨다. 
형도 자영업을 하며 어려움을 겪은 적도 많고, 아버지도 건강이 안 좋아 일을 일찍 그만두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꼬박 꼬박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에 다니는 자식이 생겼으면 하는 게 소원이라면 소원이셨다.

재수를 하면서도 음악에만 빠져 살았어요

우제 씨는 대학 입시에서 한번 낙방을 해 재수를 했다. 
그런데 재수를 하면서도 공부보다는 음악에 빠져 살았다. 
그래서 성적이 많이 잘 나오지는 않았다. 
수능을 보고 원서를 넣는 중 누나가 조언을 했다. 
당시 누나는 고려대 출신으로 잘나가시는 편이었는데, 소위 말하는 SKY에 못가면 SKY에 없는 과를 가라고 했다. 
그래서 나름 인지도 있는 경기대 호텔경영학과를 선택해서 진학하였다.

입학하고 나니 막상 공부할 것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집안이 좀 어려워져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주로 방학 때 몰아서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고는 했다. 
돈을 벌어 일부는 집안에 보태고 나머지는 다 CD를 사는데 썼다. 
친구들과 서로 음악적으로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였다. 
그러나 함께 모일 수 있는 음악 다방이 없어져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매일 밤 심야 방송에서 전설의 DJ가 틀어주던 제 3세계의 음악들을 들으며 음악에 대한 식견도 넓혀갔다. 
또 어쩌다 교회에서 청년부 회장을 하며 성경공부, MT, 신입회원들을 모집, 관리하며 리더십을 키워나가기도 했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해서 지금 일에 많은 도움이 돼요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것은 지금 일을 하면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극장이란 공간도 상품과 운영시스템이 호텔과 비슷하다. 
호텔이 객실과 식음료를 파는 것이라면 극장은 공연 상품의 좌석과 식음료를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사성이 많다.

또 손님들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도 많이 받았었다.
나중에 듣고 보니 회사에서도 그를 그런 면을 보고 채용했다고 했다. 
비스라는 분야가 쉽지는 않지만 그는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을 토대로 핵심을 잡아 효율적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서비스의 트렌드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련의 활동’이다.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하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님들이 있을 때만 돕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바로 너무 얼굴을 들이대는 접촉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텝들을 교육할 때에도 일일이 다 좌석 안내를 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이처럼 스텝들을 관리할 때도 핵심을 집어 주어 고객도 부담 없고, 스텝들도 비교적 편하게 수평적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그가 호텔경영학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영어를 확실하게 잡아준다는 점이었다. 
요즘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지만 그는 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영어 학원을 다닌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이는 학부시절 학교 수업만 열심히 들어도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해준 커리큘럼 덕이라 생각한다.

우연히 이 일을 시작했지만
나에게 꼭 맞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는 집이 어려워 휴학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군대도 다녀오느라 졸업을 늦게 한 편이다. 
90학번인데 98년도에 졸업을 했다. 
그런데 졸업을 할 당시 IMF가 터진 상태였다. 취업이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엔 선배 형이 운영하던 작은 여행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1년 만에 망해서 다시 취업을 준비해야 했다.
이때 예술의 전당에서 하우스 매니저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취업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때 경험 역시 현재 업무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작은 회사였기에 혼자 가이드 겸 통역 일을 해서 영어 실력도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우연히 모집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넣어 들어오게 된 것이지만 와서 일하다 보니 음악과 춤 등 그가 좋아하던 것들이 가득했다. 
또 그의 성향 자체가 남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좋아할 때 혹은 아티스트나 기획사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그들을 도우면 느끼는 부분들에서 만족스럽다.

물론 국내에서 최초로 하우스 매니저란 직업을 갖게 된 데다가 서비스 일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워낙 대학 때 험한 아르바이트들을 많이 했던 터라 잘 견딜 수 있었던 거 같다고 한다.

또 현재는 기획자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많이 받기도 한다. 
공연이 올려지면 수익에도 민감해지고 자존심도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때기획자의 책임이 가장 크게 대두된다. 
그래서 새로운 홍보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많이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느낀다.

어쨌든 견디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15년이 된 지금까지 나름 일도 잘하고 음악적 기반 지식이 있다는 것도 인정 받아 여러 장르의 공연을 직접 기획한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발전시켜야 해요

우제 씨는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일을 하며 매일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고 오직 음악에만 빠져 있는 것이 무료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술·담배도 안 해서 따로 유흥을 즐기지도 않는다. 
또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껴서 공부를 더 해야겠다 생각했다.

서비스를 더 공부하기 위해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하여 연극학, 인문학, 미학 등을 공부했다. 
현재 일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 공부는 끊임 없이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콘텐츠, 아티스트들이 쏟아져 나오기에 계속 자신을 업데이트 해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또 우제 씨는 책을 한 권 출간 할 예정이다. 
현재의 서비스 매뉴얼은 현장과 괴리가 있기에 현장 위주의 서비스 매뉴얼을 담고, 서비스의 핵심들을 콕 집어 주는 책이 됐으면 한다. 
또 후에는 극장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한다. 
극장이 굉장히 다양한 에피소드가 넘쳐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예술이라 하면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는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우제 씨는 한 달에 책을 15권 정도 분야별로 다양하게 읽는다.
음악도 계속 많이 듣는다. 
한 달에 CD를 5장 정도 사고 또 편향적이지 않기 위해 매일 클래식 채널을 틀어 이런 저런 음악들을 듣는다.

영어 공부도 하루에 한 시간씩 꼭 하려고 노력하고, 공연도 일주일에두 편 정도 보려고 한다. 
또 최근에는 클래식 기타 레슨을 받으며 음악 공부도 한다. 
악기를 배우니 아티스트들과 대화를 할 때도 실질적 도움이 되었다. 
큰 목표만 세워놓으면 잘 안 하게 되기 때문에 잘게 잘라서 하루 하루의 ‘해야 할 일 목록(to do list)’를 만들어 실행한다.

문화예술계에서 일하고 싶다면

“문화예술계는 기본적으로 상식이 통하고 성실함이 있는 친구라면 도전해볼 만한 분야입니다.”

우제 씨는 말한다. 
하지만 너무 예술적인 부분에만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중간자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대학을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을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다. 
‘즉전력’이란 책을 보면 학생들이 갖춰야 할 능력 세 가지를 말한다. 
외국어 능력, 재무력, 문제해결 능력이다.

그는 이에 더불어 이 분야에서는 글쓰기 능력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콘텐츠를 말로 풀어내어 사람들을 설득하는 한 마디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 쪽에서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능력을 기르는 데 있어서 대학이란 공간이 시간을 벌어준다고 본다. 
대학만큼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449&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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