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2014년 워터팜이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하셨어요. 현재는 또 다른 사회적기업인 언더독스에서 교육팀 CEO로 일하고 계시고요. 먼저 워터팜과 언더독스는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주시겠어요?
조상래
먼저 워터팜(Water Farm)은 물을 공유하는 소셜벤처기업입니다. 평소 낭비했던 물을 절약해 물이 부족한 곳과 나눠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일을 하는 회사예요. 워터팜은 주로 도시의 아파트 주민들이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물이 부족한 국내외 지역에 물을 지원합니다. 워터팜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물 농장’이라는 뜻인데요. 팜(farm)의 뜻이 농장인 것처럼, 물이 부족한 지역에 물 나무를 심어보자는 생각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워터팜은 2014년부터 친구와 공동대표로 운영 중이에요. 언더독스는 2016년 함께하게 된 회사입니다. 언더독스는 워터팜 같은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교육하는 곳인데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사회적기업가를 길러내고,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교육을 진행합니다. 언더독스(Underdogs)는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언더독 효과란 스포츠 경기 등에서 매번 지는 팀을 응원하게 되는 효과를 말하는데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적 기업들은 아무래도 아직 약한 ‘언더 독’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이 ‘언더 독’들과 함께 성장하고, 성공하자는 의미에서 언더독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궁금해요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일을 꾸준히 이어오셨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요?
조상래
저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이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회적기업의 교육과 관련된 일을 목표로 삼았죠. 가르치려면 먼저 경험해보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을 직접 창업하고, 운영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캄보디아로 식수제공 봉사활동을 다녀온 친구가 창업을 제안했고, 같이 워터팜을 설립했습니다. 2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워터팜의 물 수요 관리 체계를 완성하고, 사회적기업 교육과 관련한 일을 진행 중인 언더독스로 옮겼죠. 현재는 언더독스에서 사회적기업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궁금해요
멘토님은 언제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요?
조상래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할 때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과 수익 창출을 함께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인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궁금해요
지속가능한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데요. 멘토님이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의 역할과 장점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조상래
사회적기업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장은 물론 정부 정책의 한계, 그리고 기존 시민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지점들을 해결하고자 설립되었기 때문에 사회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기업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죠.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꾸준히 고쳐나갈 수 있는 거예요.
궁금해요
멘토님의 경험에 비춰 사회적기업 CEO로 갖춰야 할 자질에 관해 말씀해주세요.
조상래
자신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창업은 쉽지 않은 과정이에요. 설립부터 운영까지, 한 회사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궁금해요
사회적기업을 설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조상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려면 해결하고자 목표한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이렇게 한번 해결해봐야지”와 같이 쉽게 생각하는 것보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발생하는 현장에 직접 가보고, 관련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 문제의 원인을 치밀하게 분석한 후 정의하는 작업을 거치는 게 가장 중요하죠.
궁금해요
워터팜과 언더독스라는 두 사회적기업이 이뤄낸 성과가 궁금합니다.
조상래
워터팜 먼저 말씀드릴게요.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아파트 약 3,500세대에 물 절약 서비스를 제공했는데요. 매월 1,500-3,000톤 정도의 물을 절약하는 성과를 이뤘죠. 이 물은 물이 부족한 강원도 및 전라도 소재 초등학교에 식수로 지원했습니다. 언더독스의 경우 지금까지 약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 관련 교육을 제공했어요. 이를 통해 72명의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해 키워냈죠. 15개 정도의 청년 사회적기업이 창업하는 성과도 있었고요.
궁금해요
향후 사회적기업의 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조상래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어요.하지만 사회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사회적기업은 이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요.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면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사회적기업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는데, 더 많은 정치인이 관심을 두기 시작했죠. 정부뿐 아니라 대기업 또한 사회 기여의 차원에서 사회적기업과 협업을 추진하는 등 사회적기업의 활동 영역이 확장되고 있어요. 동시에 우수한 청년들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거나 해당 회사에서 일하면서 생태계가 커지는 추세고요.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고,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기업가 또한 더 많은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마지막으로 사회적기업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조상래
창업은 쉽지 않습니다. 안정적이지 않을뿐더러 미래를 장담할 수가 없죠. 힘든 순간을 이겨내려면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도 판단해야 하고요. 하지만 힘든 만큼 많이 배울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과정임은 틀림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