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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분야

(창업) 전문성과 용기, 차별성으로 창업했어요


김용재 노리 대표

앞으로 학생들이 교실에 모두 모여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닌, 온라인으로 소프트웨어를 통한 수업이 많아질 것이다. 
런데 우리나라에서 이 교육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기업 노리(KnowRe)가 있다. 
이 회사의 대표 김용재 씨는 서른 살에 창업을 했다. 
그 전에는 유명 컨설팅 회사들을 다니며 남부러울 게 없었지만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이 일을 시작했다. 
이제 서른여섯이 된 용재 씨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학교육 맞춤형 솔루션으로 혁신을 일으킨 회사

노리는 온라인에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맞춤형 수학교육 솔루션이라는 걸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과정 속의 데이터들을 다 모아서 각 학생한테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물론 기존에도 수학교육 소프트웨어는 있다. 
그러나 모두 ‘문제은행’ 방식이다. 
를 들면, 우선 문제들을 만들고 ‘이 문제는 어느 단원의 어느 유형이고 난이도는 어떻고’ 이런 태그 정보를 달아놓는다. 
그러면 학생이 어느 문제를 틀렸을 때 이와 유사한 문제를 준다든지, 또 다른 유형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그러나 한 문제를 풀더라도 왜 틀렸으며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또 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 틀리지 않아서 성적도 좋아지는 것이다. 
노리는 바로 여기에 착안했다. 
학생이 문제를 못 풀었을 때 왜 못 풀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을 만든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핵심 아이디어는 ‘단위 지식(knowledge unit)’이다. 
중·고교 과정의 수학 문제를 유형별로 분석해 각 문제를 이루는 요소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었다.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문제를 풀면 이 요소별로 이해도를 체크해주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막혔는지 알아낼 수 있다.

수학 문제에는 그 문제를 구성하고 있는 하위 지식들이 있다. 
문제를 못 풀었다면 그 지식들 중에 특정 지식을 몰라서 못 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를 틀리면 그 원인을 알아야 처방해줄 수 있다. 
그래서 학생이 여러 번 시도해도 틀리는 부분, 아니면 학생이 처음부터 모른다고 하는 부분을 단계별로 가이드 해준다. 
이 학생이 뭘 알고 모르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각 학생에 맞춘 맞춤형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어느 메뉴에 가면 자신이 모르는 지식들이 쌓여 있다. 
그중에 가장 먼저 복습을 해야 할 우선순위도 다 결정을 해준다.

남들이 선망하는 회사 다녔지만 보람이 없었죠

용재 씨는 건축학과를 나왔다. 
중학교 때까지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해보고 싶었는데 미술적인 재능이 아주 뛰어난 것 같진 않았다. 
대신 수학은 좀 좋아했으니까, 건축이라는 직업이 어느 정도 공학적인 지식도 있어야 하고 디자인적인 요소들도 많이 들어가니까 그냥 막연하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은 의대에 가기를 바랐지만 그는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어 건축과를 택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렇듯이 한 2년, 3년 정도 되니까 ‘이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으로 허송세월을 하다가 2000년, MIF가 막 끝나가던 시기라 컨설팅 회사가 들어와서 한창 유행하기 시작했다. 
대학교에 컨설팅 회사가 와서 취업 설명회를 했는데 고액연봉에다 뭔가 있어 보였다. 
한 회사에서 인턴을 좀 해보면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로 계속 컨설팅을 하게 된 것이다. 
경영자문하는 ‘딜로이트 컨설팅’이라는 회사에 3년, 그다음에는 ‘AT커니’라는 회사에 2년 반쯤 더 다녔다.

모두가 선망하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을 다니면서 용재 씨는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2~3년 하다 보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것 같고, 남의 일을 해주는 것 같고, 보람도 없었다. 
돈은 사실 일반 회사보다 많이 주기는 하는데 또 그만큼 많이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서 고민은 많이 하고 있었는데, 뭘 해야 할지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 계속 주저하면서 6년을 보냈다. 
그러다 사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원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 시간이 흘러가면 안 되겠다’ 싶었다. 
‘SK 텔레콤’으로 직장을 옮겼다. 
컨설팅 회사는 주말도 없이 일할 정도로 지나치게 바빴기 때문에 주말에 쉴 수 있는 회사를 다니며 어떤 사업을 할지 좀 더 고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일단 사업을 같이하고 싶은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지금 같이 하고 있는 멤버들 몇 명을 만나서 6개월 정도 주말마다 모여 스터디를 했다. 
그러다가 2008년, ‘아 이제 어느 정도 하고 싶은 게 정해졌으니까 한 번 시작해보자’ 하는 때가 되었을 때 회사를 그만두고 교육 사업을 시작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수학교육을 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일단 사업을 한다면 제품이 아니라 콘텐츠를 팔고 싶었다. 
사람들이 가치를 인식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값어치가 있는 콘텐츠 말이다. 콘텐츠에는 게임도 있고, 교육도 있고, 엔터테인먼트도 있다. 
그런데 다른 산업은 이미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반면, 교육에 대한 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지금의 교육 시스템이 불합리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내가 시작하더라도 바꿀 수 있는 게 있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교육을 보면 수학이 절반이었다. 
한 50%가 수학이고, 나머지 40%가 영어, 기타과목이 10%다.

물론 용재 씨는 학창시절에 과목들 중에 수학을 좋아했다고 한다.

“영어는 한국에서 자랐으니까 특별할 게 없었지만 수학은 학창시절에 좋아했으니까, 해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렇다고 수학을 뛰어나게 잘하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수학을 좀 잘하는 친구들이 필요했다. 
AT커니라는 컨설팅 회사에 있을 때 후배 중에서 울과학고를 나온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통해 서울과학고 동문 사이트에 모집 공고를 올려서 수학교육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을 모집했다. 
그렇게 모인 김서준 최고제품책임자(CPO), 조승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현재 노리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멤버를 다 모은 다음에는 주말마다 스터디를 하기 시작했다. 
교육 컨설팅을 하는데 학생들을 어떻게 진단할지에 대해 의논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이 6개월 정도 걸렸다. 
그러면서 책을 같이 썼다. 
자신들이 개발한 방법론을 많이 알리고 싶기도 하고 홍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 시작과 함께 책을 출간한 것이 입소문을 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용재 씨는 지금의 성공을 만든 건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이라고 말한다. 
전문성 있고 실력 있는 친구들을 만난 것부터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 모두 신기할 정도로 운이 좋았다. 
사업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실패를 걱정할 시간에 도전하세요

실패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용재 씨도 그런 고민 때문에 더 빨리 시작을 하지 못한 게 후회가 되기 때문이다. 
걱정하느라 정작 하고 싶은 걸 찾는 데는 좀 오래 걸린 것 같다고 한다. 
사실 창업을 할 때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는 건 쉽지 않다.
특히 벤처기업의 경우 처음 시작한 것이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환경이 변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계속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성공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용재 씨는 조언한다.

‘이 정도 돈을 받으면서 컨설팅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이걸 그만두고 뭔가 새로운 걸 해서 실패를 하면 부모님이나 주변에서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어떻게 먹고 살까 하는 걱정도 많았다. 
실패에 대한 걱정 없는 도전을 하는 것,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용재 씨는 좋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걱정은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사업 한다고 하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말리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다행히 용재 씨의 부모님은 걱정은 하셨지만 용재 씨의 의견을 존중해주시는 분들이라 크게 부딪히는 건 없었다고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게 30살부터라 하더라도 그게 절대 늦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물론 그도 불안감은 있었다. 
하지만 평생을 보고 생각하면 1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학교 때 여러 가지를 해보고 취직을 해도 1~2년 다녀보고 재미없으면 그냥 다른 일도 해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면 도움이 돼요

“사실 학창시절의 꿈이 그대로 가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특히 초등학교 때는 막연하다. 
그냥 주로 부모님이 원하는 거, 아니면 간접적으로 책이나 방송을 보면서 접한 거, 이런 것만 가지고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그게 맞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용재 씨는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중고등학생의 경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변에서 해당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 궁금한 것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닌 것 같아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할지라도 어떤 일을 하던 다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무슨 일이든 하면서 배우는 것이 있고 그 경험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용재 씨는 항상 느낀다. 
서른 살이 됐든 서른 몇 살이 됐든, 그전까지 서너 가지 이상의 일을 하고, 나중에 다른 일을 한다고 해도 시간 낭비는 아니다.

용재 씨는 대학생 때 처음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했을 때 복사, 제본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복사, 제본을 잘한다. 
결국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뭐든지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사회생활을 한다든지 회사를 운영하는 데 다 도움이 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래서 용재 씨는 예를 들면 한 30살까지는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일을 다 해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너무 직업이나 진로에 대한 부담을 갖는 것보다는 대학교 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경험을 해보고, 인턴도 해보고 해외에 나가서 다른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는 해외에 나가보지 못한 게 후회가 된다고 한다. 
그 시기에만 해볼 수 있는 걸 못 해봤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떤 분야든 전문성을 키우세요

용재 씨는 요즘 들어서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좀 인식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전공을 정할 때도 경영학과가 인기가 많긴 한데, 요즘은 사실 경영학과만 나왔다고 뭔가 대접을 받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그도 대학교 때 경영학 수업을 좀 들었는데 경영학에는 살아가면서 알면 좋을 만한 지식들이 많았다. 
마케팅, 회계 같은 내용들은 나중에 무슨 일을 하던지 도움이 되는 것들, 무척 일반적인 내용이다. 
그러니 경영학과에 가고 싶다면 경영학만 하지 말고 진짜 전문분야로 내세울 수 있는 걸 같이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한다. 
경영자라고 해서 처음부터 경영관리라는 직업을 가져서 경영자가 되는 일이 사실 별로 없다. 
그 역시 처음에는 수학교육이라는 분야를 가지고 경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중에 대기업을 가든, 작은 벤처기업을 하든, 어떤 상황이 되든 자신이 하고 싶은 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경영도 할 수 있다.

요즘 대학생들, 청년들이 창업을 많이들 꿈꾸는데, 전문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용재 씨는 강조한다.
전문성이 없으면 경쟁력도 없다. 
로운 분야에 도전을 한다고 했을 때는 기본적으로는 그 분야에 대해 일단 전문가가 되어야 된다. 
그래야만 경쟁력이 있다.

물론 사업은 운도 중요하다. 
노력하는 건 기본이고 사업이 잘 되냐 안되냐는 그 사회의 트렌드나 문화와 부합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건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많이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사업에 대해 완전히 전문가 수준으로 많이 알아야 한다.
노리 같은 경우도 어떤 한 분야에 대해서 어쨌든 나름 경험을 많이 쌓아왔고, 다른 회사랑은 뭔가 차별화되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굴러올 수 있었다.

수학교육계의 구글을 꿈꾸며

노리는 처음부터 한국 시장보다는 세계 진출을 생각하고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사교육 회사들도 너무 많고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또 수학이라는 콘텐츠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해외에서 시작을 했다.

그러나 처음 미국 시장에 바로 진출하겠다고 했을 때 투자자들은 고개를 저었다. 
투자를 받기 위해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반응이었다. 
지만 회사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5월 미국 뉴욕 교육청이 연 교육 솔루션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미국의 중학교, 고등학교 36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학교육의 구글 같은 회사가 되는 게 목표예요”.

처음 10명에서 30명으로 직원이 늘어난 노리는 앞으로도 해외 쪽에 많이 치중을 할 예정이다. 
독창적인 수학교육으로 교육계에 혁신을 이어갈 것이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858&cur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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